[090528] 근황

여러분이 인생을 20년 이상 살아보셨다면 깨달으셨겠지만

사실 삶에 있어 며칠간의 후기를 끄적거려보래봐야 그다지 쓸것도 없어요.

휴가를 나와서, 저만 아는 사람들을 만나서 저만 아는 이야기를 나눈 것이

근황을 공유하는 블로그에서 무슨 후기의 가치가 있을까요?

그냥 주인장 이렇게 살고 있다는 근황이나 좀 끄적이고, 부대로 들어갈 준비 하겠습니다.



1. 어학

요즘 어학공부에 관심이 부쩍 늘어나서(라기보다 이제 딸 자격증을 찾질 못하고 있기 때문에 노닥거리다가)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했다가, 뭔가 교재가 "초심자를 위한" 책이 아니라 "숙련자가 초심자를 가르킬 때 사용하는" 책인 것 같아서 (이 미묘한 차이점을 아시겠나요?), 영어공부를 시작했습니다. yo soy alumno? no soy japones. hasta la vista!! 네. 스페인어는 레슨 1만 마쳤어요. 기억나는건 저정도.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고 깨작깨작. 그런데 영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사상누각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문법 단어 이런거 기초도 없는 주제에 영어 대본을 치고 들어간거죠. 미쿡 시트콤 대본을 읽고 있는데 재밌는 표현들이 참 많네요.

제딴엔 '실용적인 회화 공부'라면서 하고 있지만 주변의 반응은 '토익이나 공부하지' 라는 반응입니다. 사실 제 생각도 그래요. 실용적인 회화에 대한 갈망이 있긴 있지만, 해봐야 뭔소용인가 하는 생각도 내심 없잖아 있고요. 토익처럼 기록이 남는, 실제로는 쓰잘데기가 많이 없어도 구직이나 졸업할때 도움이 되는것을 공부해볼까 하고요.

하지만 역시 그건 재미없으니까 시트콤이나 읽으면서 재미있게 공부해보려고 합니다. 당분간은요.

혹시 눈치채셨나요. 공부가 아니라 타임킬링이라는거?


2. 음악

요즘 슈퍼100 광고에 나오는 음악 아시나요? '친구가 내게 말을 했죠~ 기분은 알겠지만 시끄럽다고~ (중략) 그래 알고 있어~' 그 음악이 묘하게 귀에 끌려서 찾아보니 부대 후임이 좋아한다고 했던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 였어요. 참고로 저 곡명은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고요. 지금 제 MSN 대화명도 저거죠.

저는 음악을 들을때 이게 뭔가 새롭고(기발하다거나 특이하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제 음악세계에 있어서 새로운것. 보통 1년에 2번정도 찾아오는 귀중한 경험), 좋고 그러면 얼굴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웃음꽃이 확 피는데요. 저저저번달에 장기하와 얼굴들을 접한 이후로 '브로콜리 너마저'가 저를 웃음짓게 하네요. 이런 경험은 1년에 보통 2번정도 찾아오는데... 혹시 남은 2009년 좋은 노래를 더 못찾는다거나 그렇진 않겠죠. 아무튼, 노래가 너무 좋아요. 망설이지 않고 시디 질렀습니다. 가지고 들어가야지. 지금은 해산한게 아쉽네요.. 라고 말하면 "앵콜요청금지"의 가사가 생각나서 다시 피식 웃음이. 들어보지 않은 분은 반드시! 들어보세요.

그리고 다른 후임이 국카스텐을 강추해서 들어봤는데, '거울' 요거 확실히 물건이더군요. 그런데 다른 음악들은 '거울'과 같은 뭔가 짜릿짜릿함.. 약간 거북한 중독성(?)을 못느꼈어요. 다음에 나와서 계속 듣기로 했어요. 마침 음반 구입하는곳에서 매진됐거든요. 이번에는 '브로콜리 너마저'만 믿고 가려 합니다. 우하.


3.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를 이해하기 위해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읽고 또 읽었지만, 제가 이해한건 '이 양반 왜 이렇게 음울하지? 기분탓인가?!' 라는 감정 뿐이고, 릴케를 이해하진 못했네요. 거기 당신. 릴케는 축구선수가 아니에요. 근대 체코 시인이자 철학자 이름입니다. 고독과 사랑이 어렵기 때문에 위대한거라고 써놨더군요. 사랑은 그렇다치고 고독이 위대하다라? 그 발상이 너무 재밌는거같아서 읽어봤지요. 뭐 그렇다고 제가 오만하게 고독을 흉내내며 쿨가이를 지향할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그냥, 릴케라는 사람이 궁금할 뿐이에요.


4. 노래

요즘 노래가 너무 하고 싶은데 우리 부대 노래방은 업데이트가 너무 오래 안되있어서 신곡을 못부르고 있어요... 그렇다고 밖에 나와서까지 노래방에 가기는 싫은 이 고약한 심보란 뭔지. 아무튼 요즘 노래부르는게 재밌습니다.


5. 아시아라이 저택의 주민들

타카토시 쿠마쿠라의 샤먼 시스터즈를 보며 요괴같은 민화(?)에 관심이 깊어졌는데 마침 다녔던 회사(만화책파는곳!)에 놀러갔다가 한권 보게 됐어요. 오 이거 괜찮은데? 하면서 계속 보다가 3권까지만 일단 봤습니다. 그림이 너무 어지러워서 머리가 좀 아프기도 했지만 이 작가가 발상이라거나 응용력같은게 되게 괜찮은 사람 같아서 다음에 나와서 마저 다 보려고 합니다. 권말 후기에 자기가 사용한 요괴에 대한 설명이나 출처가 가지런히 적혀있는데, 그게 참 재미있어요. ...하지만, 그림이나 구도가 너무 머리아파요. 그림이. 뭐 2권까지는 어시도 없이 혼자 했다는데, 그건 존경스러울 따름.


뭐 이정도려나요. 이번에 나와서 사람들도 제법 많이 만났는데, 다들 '아 변했구나' 싶은 사람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변해버린 사람은 제가 만나지 못한 사람들 중에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나는 얼마나 변했으려나요. 늘 궁금합니다.

by 미치엔 | 2009/05/28 09:26 | # 日記 | 트랙백 | 덧글(4)

트랙백 주소 : http://mittchan.egloos.com/tb/497512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無名スケ at 2009/05/29 18:24
라이너 마리아 릴케 하니 윤동주 시인이 생각나는구만[]
Commented by 미치엔 at 2009/06/23 01:08
응? 윤동주님이 왜? (무식함)
Commented by 無名スケ at 2009/06/26 23:42
별헤는 밤 중간에 이름 나오잖아 - 후비적
Commented by 미치엔 at 2009/06/27 00:24
아 .. 그런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